이미지 크게보기 12일 우크라이나를 찾은 스콧 베센트(왼쪽) 미국 재무부 장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트럼프식 종전안’은

우크라 나토 가입 대신 안보 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트럼프식 종전안’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인사들의 이날 발언을 보면 종전안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포기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불허 등을 뼈대로 하고 있다. 또한 향후 평화유지군에 미군이나 나토군 차원의 파병은 없으며, 대신 우크라이나 광물을 대가로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데다 우크라이나를 뺀 미·러 간에 휴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발이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면서 “그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 (가령) 6개월 뒤에 다시 싸우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며 일단 종전이 되면 우크라이나 안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이전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것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와의 영토 맞교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

이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과 나토 가입은 비현실적이라며 “허황된 목표”를 버리라고 촉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과 비유럽 군대를 평화유지군으로서 우크라이나에 주둔시키는 방안을 거론했다. 현 전선 상태를 기준으로 비무장지대를 두는 ‘한국식 휴전’ 카드를 내민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특히 “비(非)나토 임무의 일부로 배치돼야 하며, 모든 안전보장과 관련해서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는 나토 조약 5항(집단방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미국은 대신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을 통해 안보를 보장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광물 협정이 안보 보호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