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즉시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UPI AP 연합뉴스

■ 미 - 러 정상 3년만에 통화

트럼프, 푸틴과 90분간 통화 후
“수백만명 죽음 중단하는데 합의”
두 정상 대화로 평화 협상 물꼬
우크라이나 전사자 4만51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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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한 뒤 종전 협상이 즉각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러 정상 간 통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이후 3년 만으로, 종전 협상의 계기이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오는 24일로 전쟁 발발 3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출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3년간 두 나라의 피해도 극심해 종전 여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사자만 4만5100여 명에 달하며, 민간인 사망자도 1만2000여 명에 이른다.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고향을 떠난 우크라이나 피란민도 670만 명이나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알리며 “먼저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 명의 죽음을 중단하기를 원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푸틴과 상호방문을 포함,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뒤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종전을 위한) 협상을 즉각 개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취임 선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푸틴 대통령을 주로 전화로 대응할 것이지만 우리는 결국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그가 이곳(미국)에 오고 내가 그곳(러시아)에 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상호 방문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러시아가 장악한 도네츠크 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UPI AP 연합뉴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두 정상이 1시간 30분 통화했다고 확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이 미·러 정상 간 통화를 공식 확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정상과 통화 사실을 확인하지 않던 러시아 당국이 이날 통화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종전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라고 지시했다”면서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앞서 이뤄진 상대국에 수용된 수감자 맞교환이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마크 포겔이 석방되자 미국은 자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가상자산거래소 BTC-e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