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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U 관세폭탄’에 주춤
韓, 튀르키예 수출 5→2위로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며 글로벌 무역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튀르키예에서 한국이 추가 관세가 부과된 중국을 제치고 전기차 수입국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이 곧장 현지 공장 설립 등으로 ‘맞대응’에 나선 만큼 장기화할 관세 전쟁 속에서 신시장 공략을 위한 한국 기업과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튀르키예의 전기차 총 수입액은 23억3601만 달러(약 3조4000억 원)로 2023년 연간 수입액(22억2781만 달러)을 넘어섰다. 이 중 한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3억2592만 달러로 전체 2위에 올랐다. 1위는 독일(11억9755만 달러)이었고, 프랑스·영국·스페인이 상위 5개국에 포함됐다. 중국은 6556만 달러로 8위에 머물렀다.

2022년까지만 해도 한국산 전기차의 연간 수입액은 1062만 달러(5위)에 그친 반면 중국은 8416만 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튀르키예가 중국산 수입차에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튀르키예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그 전선이 신흥국으로도 확대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관세 전쟁의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한국에 튀르키예 시장에서의 선전은 호재로 평가된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어 한국도 신시장 확충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튀르키예에 10억 달러(1조4500억 원)를 들여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말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15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