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헌법재판소 구성. 뉴시스

대통령·국무위원 탄핵심판 ‘180일 이내’ 선고
문형배 소장 대행 "신속·공정한 재판 위해 모든 역량 투입"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탄핵심판 사건이 10건에 달해, 현재가 1988년 개소 이래 가장 많은 탄핵 사건을 올해 심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탄핵 사건이 줄줄이 들어와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가결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조상원·최재훈 검사에 대한 탄핵 사건도 지난달 접수됐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사건은 지난해 8월 접수돼 오는 15일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있다. 2023년 12월에 접수됐으나 법원 판결을 기다리느라 멈춰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사건까지 합치면 모두 10건에 이른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을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종국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고 돼 있다. 다만 지키지 못해도 처벌이 뒤따르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일종의 훈시규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헌법소원, 위헌법률심판, 권한쟁의심판 등 다른 사건들은 이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헌재는 고위 공무원 탄핵 사건에 대해선 가급적 시한을 지켜 1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왔고, 특히 대통령이나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은 이 기간을 넘긴 적이 없다. 국가수반인 대통령 탄핵은 중대성을 고려해 법정 기한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심리를 마쳤다. 사건 접수 이후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린 바 있다. 국무위원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도 2023년 2월 9일 접수돼 같은 해 7월 25일 기각돼 166일이 걸렸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우선으로 심리한다는 입장이다. 계엄 선포와 관련돼 있는 박 장관, 조 청장 탄핵심판은 윤 대통령 사건과 쟁점이 유사해 비슷한 시점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총리 탄핵심판도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 관련 논란이 계속될 수 있어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최근 접수된 사회적 관심 사건에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가 가진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