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권한대행의 첫 국무회의 한덕수(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직무정지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6대쟁점법·특검법 공세

反시장적·재정부담 등 논란
양곡법·국회증언법 밀어붙여
내란·김여사 특검법도 속도
“권한대행이 권한남용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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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할 수 없다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6개 법안 대부분이 시장 원리를 거스르고,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판단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특별검사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탄핵소추도 불사할 태세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국회에서 의결해 이송한 법안에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는데 선출 권력도 아닌 한 권한대행이 법안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만 25건으로 이 법안 대부분 한 권한대행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며 “한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적 권한만을 최소한으로 행사하는 게 적당하다”고 경고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국정 안정과 내란 극복을 위해 국민의힘을 설득하고 국회와 협치를 통해 민생 법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6개 법안은 양곡관리법 개정안(남는 쌀 의무매입, 가격 하락 시 차액 정부 지원),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안건 심사나 청문회 시 수시 증인 소환), 국회법 개정안(예산안 자동부의 폐지) 등이다.

양곡관리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에도 민주당에서 발의됐지만, 쌀 공급 과잉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농수산물가격안정법은 정부가 특정 농작물의 가격을 보장하면 공급이 과잉되고 재정지출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증언감정법이 시행되면 기업 관계자들이 수시로 국회로 불려 나가고, 기업 비밀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거쳐 정권을 잡으면 야당이던 지금과 다르게 정부·여당에 부담이 될 소지가 있는 법안이라는 점에서 내심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르면 이날 정부에 이송되는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더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내란 공모자로 간주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전날 한 권한대행을 향해 “내란수사를 지연 또는 방해할 수 있는 어떤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