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국회법 등 6개 쟁점법안
내란·김건희 특검법 공포 압력
韓 대행, 국무회의 상정은 안해
국힘 “재의요구 적극 행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은 1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양곡관리법·국회법 개정안 등 야당이 강행 처리한 6개 쟁점법안을 비롯해 내란 특별검사법·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총리 탄핵’ 카드를 쥐고 한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현상 유지’에 머물러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셈이다. 여야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을 놓고도 정반대 주장을 내놓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사실이라면 큰 착각”이라며 “적극적인 권한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거부권을 행사할 생각을 접어라”고 요구했다.

여당은 야당이 단독 의결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재차 요구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 경제와 정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악법에 대한 재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달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 ‘농업 4법’과 국회법·국회 증언 및 감정법 개정안 등 6개 쟁점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을 조기에 안정화하고, 정치권과 적극 협력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쟁점법안과 두 특검법을 재의 요구할 경우 탄핵 추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이 ‘내가 제2의 윤석열이 되겠다’고 하면 그냥 놔둘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여야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도 정면 충돌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