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즉각 철수도 성숙한 모습”
당분간은 집무실서 비상대기

“오늘 우리 국민과 국회는 국회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낸 긴급담화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에 진입한 군을 향해 “비록 군이 대통령의 계엄선포에 따라 국회로 출동했지만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따라 즉각 철수한 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성숙한 우리 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한다”고 치하했다. 그는 “국회는 현재의 국가적 혼란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가겠다”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도 강조했다.

3일 오후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부터 4일 오전 4시 27분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힌 약 6시간 동안 우 의장이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선포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 조치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주시기 바란다”며 혼란에 빠진 국민을 안심시켰다. 동시에 곧바로 본회의를 소집했다. 경찰이 국회를 폐쇄하고 군이 국회 경내에 들어온 후 본회의장 진입까지 시도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어 재석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비상계엄령 해제요구안을 가결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령 해제요구안 가결 후 곧바로 정회를 선포하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계엄해제가 의결되는 것까지 확인하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비상계엄 재발령 등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의원들을 대기시킨 것이다. 국무회의에서 계엄해제 의결은 오전 4시 30분 이뤄졌다. 우 의장은 이번 계엄사태와 관련 당분간 공관으로 퇴근하지 않고 국회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할 예정이다. 외부일정도 전면 취소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