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회 창문 깨고 진입하는 계엄군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이튿날 새벽 국회에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본회의장이 있는 본관으로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 尹대통령 한밤 비상계엄 선포… 국회 결의로 6시간만에 해제

與 “내각 총사퇴·金국방 해임”… 용산참모 일괄 사의
野 “명백한 헌법 위반… 완벽한 탄핵사유” 퇴진 촉구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동했다가 4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막혀 해제한 사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날 탄핵안을 발의해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 이내에 표결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탈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 실장과 수석비서관은 일괄 사의를 표했다. 정국이 급박하게 흘러가면서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의원 일동은 이날 오전 개최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자 완벽한 탄핵 사유”라며 “윤 대통령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퇴진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뜻을 받들어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정오에 열리는 비상시국대회를 앞두고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윤 대통령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탄핵 정국 준비에 돌입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장관 해임 및 국무위원 전원 사퇴와 함께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최고위 후 정국 대응 방안과 관련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진행한 의총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대통령 탈당과 내각 총사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계 모두 ‘대통령 탄핵은 막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새벽 “대통령은 오늘의 참담한 상황에 대해 직접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 “실장·수석 일괄 사의 표명”이라고 공지했다.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쯤 추가 담화를 통해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고, 그 직후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전날(3일) 밤 비상계엄 선언 이후 계엄 해제까지 아수라장으로 변한 국회는 밤새 긴박하게 돌아갔다. 무장 군인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진입한 초유의 사태에 국회 당직자 등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저항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치밀하지 못했던 국회 진압 작전을 고려하면 우발적으로 이뤄진 정치적 오판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무차별 탄핵과 예산 폭주로 일관하는 거대 야당을 겨냥한 ‘위력 과시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나윤석·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