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규제 개선돼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일 비례대표 후보만 출마한 정당의 선거 운동을 제약하는 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제의 변화에 맞춰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이지만, 비례전문 정당으로 범죄 혐의자들의 국회 입성 길을 열어준 기형적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적 문제에는 눈을 감은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후보 선거 운동의 주체를 ‘후보자 개인’이 아닌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으로 규정하고 있어 비례대표 의원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공직선거법 규정들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후보를 출마시킬 만한 인적·물적 토대가 취약한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처럼 비례대표 후보만 25명을 추천해 선거를 치른다.

비례전문 정당의 후보들은 유세차와 로고송·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고, 후보자 플래카드나 벽보를 내거는 것도 불가능하다. 조 대표는 “21대 총선부터 비례대표 의원 선거가 병립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변경되면서 지역구 의원 제도에 부수적으로 따라온 비례대표 제도가 독자성을 갖추게 됐다”며 “변화에 맞춰 선거운동 방법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현행 선거법을 준수하면서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1번 박은정 후보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다단계 사기업체 변호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박 후보가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