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약 젊은 감성 녹여 홍보
수십 초 내외의 짧은 길이로 제작되는 ‘쇼트폼 동영상’이 4·10 총선의 주요 홍보 수단으로 부상했다. 기존엔 단순 공약 소개나 주요 발언 축약을 담았다면, 최근 후보들은 SNS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영화 패러디, 댄스 챌린지 등 재치 있는 콘텐츠로 쇼트폼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유권자를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2일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시흥갑)의 유튜브 쇼츠 동영상을 보면, 문 의원 선거캠프는 B급 감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 현안이나 공약을 재치 있게 홍보한다.
한 쇼츠는 “화면에 바람을 불어보세요”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고개를 갸웃하며, 마치 음주 측정을 하듯 휴대전화 화면에 입바람을 불면 “더 힘차게 부세요”라는 말이 뜬다. 바람 세기를 더하다 보면, “더! 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말과 함께 ‘엄지 척’ 춤을 추고 있는 문 의원이 등장한다. 또 문 의원은 영화 ‘파묘’의 예고편을 패러디(왼쪽 사진)해 시흥시청 행정복합타운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은 최신 유행 콘텐츠에 시·도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동원했다. 시·도의원들이 미끄러지듯 추는 ‘슬릭백’ 춤을 추며 겨울철 빙판길 문제를 지적하면, 강 의원이 등장해 염수 분사 장치·도로 열선 설치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식이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부산 남구)은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을 부르며 자신과 지역을 홍보했다.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로는 나경원(서울 동작을), 태영호(서울 구로을), 조광한(경기 남양주병) 후보 등이 꼽힌다. 나 의원은 래퍼 ‘마미손’을 패러디(오른쪽)해 버스 노선 신설을 공약하는 유튜브 쇼츠로 주목받았다. 나 의원의 SNS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릴스는 400만 회에 이른다.
태 의원이 가수 김종국의 노래 ‘사랑스러워’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은 조회수 74만 회를 기록했다. 조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쉿’ 밈을 활용, 남양주시장 재직 시절 지역에 설립한 정약용도서관을 소개했다.
권승현·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