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무회의 주재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고수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중도층 잡기’ 빨간불

韓의 이종섭·황상무 비판에
친윤계 “한동훈 사천” 공세
“與내부 권력투쟁 선거 악재”

민주, 막말 공천 밀어붙이기
반미·종북 비례 리스크까지
내부선 “중도층은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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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총선거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 표심잡기에 여야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선거에 치명적 악재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막말 후보에 대해 공천 유지 방침을 시사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판단이 표심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횡사 공천과 박용진 의원의 경선 방침 관련 논란,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의 종북·반미 후보 논란 등 이 대표 체제하의 일련의 공천 과정이 지나치게 집토끼 잡기에 매몰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사의 조기 귀국과 황 수석에 대한 인사 조치 관련, 한 위원장의 요구를 대통령실이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당의 입장은 크게 변화된 게 없다. 지위의 무게만큼 책임도 무거워진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필요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이미 드렸고, 이 대사에 대해서도 국민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재차 한 위원장의 요구를 강조한 모양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사천(私薦)’ 공세를 펼치는 것이 더해져 ‘제2의 윤·한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 전반을 두고 일각에서 ‘중도층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우려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한 공천 유지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비명계를 향해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는 막말을 쏟아낸 김우영(서울 은평을) 후보 역시 공천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잠잠해졌던 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계파 갈등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부겸 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서울 강북을 재경선 등) 공천 방식이 들쭉날쭉해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는 질문에는 “선거가 끝나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룰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미·종북 논란 역시 민주당의 악재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주한 미군 사격장 폐쇄 운동을 한 정혜경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을 비례 5번에 배치했고, 전종덕(11번)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이주희(17번) 변호사 역시 당선권에 포함했다.

일단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이탈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쪽은 국민의힘이다. 실제로 한국갤럽 3월 첫째 주 조사에서 중도층의 국민의힘·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2%, 29%였으나 3월 둘째 주에는 국민의힘은 8%포인트 하락한 24%를, 민주당은 4%포인트 오른 33%를 기록했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병기·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