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례 구역조정 합의못해

여야가 29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막판 협상을 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구 의석 조정과 특례 지역 구역 조정 방안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2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17대 총선 당시 기록을 깨고 역대 최장의 ‘선거구 깜깜이’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입장 차로 이날 개최 예정이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는 무산됐다. 여야는 지역구 분구·합구 문제와 함께 특례로 정하는 일부 구역 조정을 두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에서 1석을 줄이는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부산을 1석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획정위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고, 국민의힘은 획정위 원안 처리 시 서울·경기·강원·전남 등 4개 지역의 구역 조정 방안도 백지화되기 때문에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4개 지역 조정 방안이 파기되면 강원도에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도내 6개 시·군을 아우르는 기형적인 ‘공룡 선거구’가 탄생하게 된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잠정 합의했던 특례(조정) 합의안을 준수해야 하지만 민주당에서 우리 당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산 의석 감석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획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끝내 합의되지 않을 경우 국회 통과 시점은 더 늦어지게 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선거구 획정위가 설치된 15대 총선 이후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가장 늦게 처리된 때는 17대 총선(선거일 37일 전)이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39일 전 본회의를 통과했고, 20대 총선은 42일 전, 19대 총선은 44일 전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권승현·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