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한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가 가장 앞장서서 해안 방벽을 넘고 있다. 미 해군 역사센터

■ 한미동맹 70년, 새 미래로 간다

인천상륙작전 고 로페즈 중위 등
이등병부터 소장까지 순차 수여

‘고(故)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 랄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육군 대령….’

6·25전쟁 발발 73년이 됐지만 한국은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25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6·25전쟁 참전 미군 용사 3명에게 최고의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무공훈장을 친수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로페즈 중위의 조카인 조셉 로페즈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미 해병대의 로페즈 중위는 25세의 꽃다운 젊은 나이에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북한군 벙커로 던지기 위해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지만 곧바로 심각한 총상을 입었다. 그는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자신의 몸으로 덮쳐 부하들을 폭발로부터 구한 뒤 산화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에서 가장 앞장서서 북한군의 방어 철책을 넘은 장병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 9월 15일 오전 6시쯤 인천상륙작전 당시 신원 미상의 미 해병대 사진병이 촬영한 장면의 주인공이 바로 로페즈 중위다.

윤 대통령은 이날 퍼킷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면서 경의를 표했다. 퍼킷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해 중공군 인해전술에 맞서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가장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6·25전쟁에 참전해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최고의 전투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미국 장병 146명에게 태극무공훈장 등을 순차적으로 수여하고 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지난해 말 발간한 미군 ‘명예훈장’ 수여 장병의 공적을 담은, ‘한국전쟁 시 미국 명예훈장 수훈자의 기록’ 부제가 붙은 ‘146명의 영웅들’ 책자에 따르면 명예훈장 수여자는 병사 84명, 부사관 24명, 장교 37명, 장군 1명으로 이등병부터 소장까지다. 온몸으로 수류탄 폭발을 막은 윌리엄 보 일병, 총상을 입고도 후송을 거부한 토니 버리스 중사, 탈출 가능성이 없음을 알고도 쓰러지기 전까지 7명을 사살한 스탠리 크리스천슨 일병 등이 대표적이다.

문화일보·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