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오는 3월1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는 진실 앞에서도 반성과 참회가 없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상대로 사적 복수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 문동은의 본격적인 단죄를 다룬다. 넷플릭스 제공

■ 리뷰톡 - 더 글로리 파트2

“폭행한적 있나” 남편 추궁에
“사이 나빴을 뿐” 비웃는 연진
동은의 ‘사적복수’ 동기 충족
‘동은 母’ 재등장으로 새 국면

가면 뒤에 숨어 학폭 정당화
최근 유명인들 논란과 오버랩


“난 잘못한 게 없어.” 쉽게 인정되는 죄는 없다. 자신의 죄를 깨닫고 뉘우칠 깜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학교폭력(학폭) 가해자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자 연진(임지연 분) 역시 그런 부류다. 그의 잘못을 탓하는 피해자 동은(송혜교 분)을 향해 비웃으 며 내뱉는 이 한마디는 오는 3월 1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극본 김은숙·더 글로리2)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27일 온라인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더 글로리2’ 9∼10회는 파트1 말미의 핵심 줄거리였던 가해자 중 한 명인 손명오의 행방, 가해자 무리의 분열, 결국 사적 복수를 택하게 되는 동은의 결심을 더욱 선명히 보여준다.

파트1은 동은의 집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온 연진, 그리고 뒤따라 동은의 집에 도착해 연진과 마주하게 된 그의 남편 도영(정성일 분)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가 파트2를 열고, 연진은 학폭 가해자의 전형성을 드러낸다. 도영은 “누군가를 죽도록 괴롭힌 적 있어? 폭언이나 폭행한 적 있어? 뭘 그리 잘못했다고?”라고 물었고, 연진은 “뭘 잘못해야 해?”라며 가해에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이죽거리면서 “그냥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답한다.

동은과 연진 역시 더욱 예리한 대립각을 세운다. “자수해. 그럼 멈추겠다”며 마지막 기회를 준 동은에게 연진은 “난 잘못한 게 없어, 연진아. 왜 없는 것들은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 네년을 상대할 또 다른 고데기를 찾을 거니까 꺼져”라고 말한다. 사적 복수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마저 싹 없어졌다는 동은의 심경은 반성할 줄 모르는 학폭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과 동기화되기에 충분하다. 파트1이 공개된 후 “그럼에도 사적 복수는 정당화될 수 없다”던 시청자들에게, “이쯤 되면 더 이상 방법이 없지 않겠나”라고 되묻는 김은숙 작가의 항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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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2’가 제시하는 학폭의 민낯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풍경과 겹쳐 더욱 섬뜩하다. 학폭이 탄로 날까 봐 걱정하는 연진에게 사라는 “학폭은 너(기상캐스터)나 위험하지, 우리 같은 일반인이 무슨 타격이 있어”라며 발뺌한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심지어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아들의 학폭 논란으로 인해 나락에 빠지는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돌려 생각하면, 이렇듯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직업을 가진 가해자가 아니라면 여전히 가면 뒤에 숨어 자신의 가해를 정당화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결말에 도달한다.

불법은 항상 성실하고, 악행은 치밀하다. 죄를 죄로 덮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진 역시 그대로 당하지 않는다. 동은의 조력자인 현남(염혜란 분)의 딸을 들먹이며 현남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학창 시절 돈을 받고 딸 동은의 학폭 피해를 눈감아줬던 매정한 동은의 엄마를 다시 등장시킨다. 동은이 “성공했네, 박연진. 나를 상대할 새 고데기를 2개나 찾았어”라며 연진의 반격에 타격을 입는 모습은 ‘더 글로리2’의 새로운 국면으로 작용한다.

파트2에서는 연진에 맞서는 동은의 복수 연대 역시 더욱 단단해진다. 동은과 여정(이도현 분)의 관계에도 진전이 생기고, 여정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의사라는 직업적 장점을 더욱 과감히 활용한다. 목숨을 구해준 범죄자에게 아버지를 잃었던 여정의 어머니는 “맹목적인 선의와 윤리는 허울뿐인 영광, 그뿐”이라며 “들키지 말라”고 아들을 지지한다. 여기에 성인이 된 후에도 재준의 가게 점원이자 연진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갑질을 견디는 또 다른 학폭 피해자인 김경란의 몸에 남은 학폭의 흔적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도 향후 그가 동은의 복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복선으로 읽힌다.

참고로 파트1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손명오 행방의 키를 쥔 인물의 정체는 10회 말미에 드러난다. 힌트를 주자면, 남자는 아니다. 파트2 역시 8부작으로 구성되며, 학폭이 소재지만 청소년은 볼 수 없다.

손명오 죽인 ‘녹색구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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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2서 수거할 떡밥 5가지

△손명오는 왜 사라졌을까

가해자 무리의 일원인 명오는 모든 이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후 외국으로 가려다가 사라졌다. 명오의 실종에는 ‘녹색 구두’를 신은 여자가 관련돼 있다. 만약 명오를 죽인 것이라면, 학폭 가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형벌을 받게 된다.

△주여정은 복수할 수 있을까

의사인 여정이 사람을 살리는 칼이 아닌 ‘망나니의 칼’을 들기로 결심한 것은 그의 아버지가 목숨을 구해준 범죄자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이 범죄자는 현재 수감돼 있기 때문에 여정이 복수를 실행하기 쉽지 않다.

△하도영은 누구 편에 설까

도영은 아내 연진이 학폭 가해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가해자 집단은 아니지만 도영 역시 특권층 의식을 가진 인물이다. 김은숙 작가가 ‘가장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라고 표현한 도영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문동은은 현남의 남편을 죽일까

현남이 동은을 돕는 이유는, 가정폭력 가해자인 그의 남편을 죽여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동은이 학폭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넘어 제3의 인물을 죽이고 살인자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윤소희는 누가 죽였나

‘더 글로리’에는 동은 외에도 또 다른 학폭 피해자 윤소희가 등장한다. 자살로 처리된 윤소희의 죽음에 관여한 진범을 찾고 입증해야 그들에게 합당한 죗값을 물을 수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