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 12년만에 16강 진출 ‘쾌거’

4년간 갈고닦은 빌드업으로
경기 지배하며 공격축구 펼쳐
기존의 ‘선수비 후역습’ 극복
남미 · 유럽 강호와 대등한 경기

도하=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상 첫 원정 8강 도전은 멈췄으나 세계 축구의 주류에 합류, 달라진 모습으로 돌풍의 중심에 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에서 치른 조별리그 3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은 정확하고 빠른 빌드업(공격 전개)을 앞세운 공격 축구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수비로 경기 지배력을 높였다. 특히 지난 3일(한국시간) 4강 후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선 점유율에서 34%-55%(경합 11%)로 밀렸으나 슈팅에선 12개-12개로 같고 유효슈팅에선 6개-4개로 앞섰다. 그리고 한국은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비록 6일 브라질과 16강전에선 체력 소진 탓에 힘을 쓰지 못하고 1-4로 졌으나 대표팀이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긴 건 변함이 없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부임 이후 안정적인 빌드업을 강조했다. 정확하면서도 빠른 빌드업을 시도해야 자연스럽게 점유율은 높아지고 공격 축구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전술은 카타르월드컵 직전까지 비판을 받았다. 빌드업의 필수 조건인 스피드가 빠졌기에 공격의 날카로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수비의 불안함도 문제였다. 한국은 지난 9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한 수 아래의 코스타리카에 2골이나 허용한 탓에 16강 진출을 위해 안정적인 수비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카메룬과 평가전에선 1-0으로 이겼으나 주축 선수가 몽땅 빠진 탓에 벤투식 빌드업의 단점만 부각됐다.

하지만 대표팀은 2개월 동안 약점을 모두 보완했다. 스피드와 정확도를 앞세운 패스워크로 상대 문전까지 침투, 지속해서 두들겼다. 대표팀의 공격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 유럽의 정상을 노리는 포르투갈까지 모두 통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역습 능력을 보유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활용, 포르투갈전에서 2-1 역전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가 보강됐다.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이 촘촘한 간격을 앞세워 강한 압박을 펼쳤고, 공을 빼앗은 직후엔 4년간 갈고닦은 빌드업으로 빠르게 역습을 펼쳤다.

벤투 감독이 이식한 전술은 세계 축구의 주류와 함께한다. 선진 축구의 경연장인 유럽 프로축구에선 약팀이라도 수비 일변도 운영을 펼치는 것을 보기 힘들다. 전력이 열세라도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 골문을 열 수 있는 공격적인 전술을 구축하는 것이 대세다. 예전처럼 ‘선수비 후역습’의 단조로운 전술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타르월드컵에선 한국과 더불어 16강에 오른 일본이 유럽의 강호 스페인과 독일에 날카로운 공격을 뽐내며 승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