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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인멸 우려 있다” 영장 발부…검찰 수사, 돈의 용처에 수사력 모을 듯
이재명, 야당 탄압 주장 ‘흔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경선 과정에서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김용(사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2일 구속됐다. 이제 검찰은 김 부원장이 받은 돈의 용처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만큼 검찰 수사가 이 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김 부원장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날 오전 0시 45분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대선 자금 용도로 20억원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최종적으로 6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 변호사가 준 돈 중 1억 원은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하고, 나머지 1억 원은 지난해 9월 대장동 비리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남 변호사 측 이 모씨가 중간 전달책 역할을 하면서 돈 전달 시기와 장소, 액수를 적어둔 메모 내역도 물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구속하면서 김 부원장이 받은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남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수수한 돈을 대부분 경선 자금에 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조직 관리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김 부원장이 경선 캠프에서 대선 자금 조달 업무를 담당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는 등 김 부원장이 회계 업무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또 다른 측근들의 관여 여부가 드러날 수도 있다.

김 부원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에 반발해 온 이 대표도 정치적·사법적으로 위기를 맞게 됐다. 이 대표는 조작,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면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돈이 경선 과정에서 사용됐을 정황이 높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지금처럼 일사분란하게 이 대표를 지지할 지는 불확실하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