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계’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6일)이 이뤄지기 하루 전인 5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 설치를 기다리는 경호용 울타리가 쌓여 있다. 4년 전 대선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으로 대선 승리 인증 절차가 연기됐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사당 주변 경비가 강화됐다. AFP 연합뉴스

폭설 예보되며 경찰 대비 강화

트럼프, 1·6 폭도들 사면 예고
“폭동을 ‘사랑의 날’ 포장” 비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6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앞두고 워싱턴DC의 경계 수위가 높아졌다. 4년 전 당시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당선인의 선동에 폭도들이 의회에 난입한 사태의 여파에 더해 이날 대규모 폭설이 예보되면서 의사당 주변과 도시 전반에 걸친 경비가 강화됐다. 9일 치러지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도 고려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인증을 앞두고 “나처럼 사악하고 불법적 대우를 받은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취임 직후 유죄 선고를 받은 폭도들에 대한 사면을 예고했다.

5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개원한 미국 연방의회는 6일 있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선거인단 투표 집계와 대선 승리 최종 인증 진행 준비에 나섰다. 단 4년 전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패배에 불복한 폭도들의 난입과 의회 점거로 합동회의가 미뤄져 다음 날인 7일에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이 공식 인증됐던 ‘악몽’이 있는 만큼 경비도 삼엄하게 준비하고 있다. 연방의회 의사당 경찰은 성명에서 “우리는 의회에서의 바쁜 한 달을 앞두고 계획대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동부 지역에 첫 겨울 폭풍으로 최대 18㎝가량의 폭설이 예정돼 있어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3시)로 예정된 인증 절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워싱턴DC의 분위기는 더욱 긴박한 상황이다. 이날 합동회의는 당연직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해야 해 자신의 패배를 공식 인증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공연히 4년 전의 폭동 사태 지우기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4년간 정치보복을 당했다는 그간의 주장을 반복하며 “부패한 민주당 판사들과 검사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불공정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인 저를 반대했다”고 썼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들은 4년 동안 음모론을 퍼뜨리고 순교자의 이야기를 엮어 궁극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의사당 폭동을 재창조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며 “이제 트럼프 당선인은 의사당 습격을 ‘사랑의 날(Day of Love)’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출범 첫날 폭도들에 대한 사면을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