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선발 내부자료도 확보
조국 딸 ‘MEET 80점대’ 글도
조 “의대학장에 전화한적 없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3일 서울대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행정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 모 씨가 제출한 서류, 대학이 보유하고 있던 내부 입시 자료 일체를 입수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당시 검찰이 입수한 자료 목록에는 조 씨가 제출한 고려대 전 학년 성적증명서와 자기소개서, 비교과영역 성취업적 기재서 및 증빙서류 사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위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동양대 총장상 사본도 이때 입수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외에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신입생 선발을 위해 만들어둔 내부 자료 일체도 확보했다. 2014년 당시 서류심사의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미트) 반영비율 또는 커트라인, 업무 편람과 서류심사를 위한 내부 가이드라인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 장관 딸의 허위 인턴 경력과 표창장 위조뿐만 아니라, 대학원 입학 특혜 의혹까지 들여다보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합격 과정에서 제기된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을 추가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조 씨의 제출자료 일부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조 씨는 2015년 3월 부산대 의전원 합격 전 서울대 의전원에도 응시했으나 1차에서 합격한 뒤 2차에선 탈락했다. 조 씨가 2014년 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는 ‘작년에 서울대를 지원하여 1차 통과 후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 당시에는 GPA(학점) 94 정도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최소한 95는 되어야 노릴 만한 곳이에요’라고 적혀있다. 이 글에는 본인의 MEET 점수를 ‘80점대’라고 소개했다. 조 씨가 합격한 부산대 의전원 전형이 MEET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반면, 서울대 의전원은 이를 반영해 합격자를 결정했다.

복수의 서울대 관계자들은 “조 씨의 점수가 1차 합격 커트라인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1차 시험점수가 모자란 데도 통과했다”며 “당시 의대 학장과 조 교수가 상당히 친한 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 사이에 명시적인 청탁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의대 학장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해당 교수가 누구인지 알지만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없다”며 “제 아이는 서울대 의전원 1차는 붙었지만 2차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윤희·최지영·윤명진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