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 檢, 익성·IFM 압수수색

조국펀드 ‘전주’ 역할 여부 수사
돈거래 확인땐 ‘이해충돌’ 위반

정교수 차명의혹 주식규모↑
조국일가 투자액 40억 가까워
‘경영 무관’해명 등 설득력 잃어

檢, 조국 사전인지 가능성 열고
공직자윤리법 등 법리적용 검토

검찰이 20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투자한 회사인 익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와 익성의 이모 회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확인하고 익성이 ‘전주 역할’을 하게 된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조 씨가 명동 사채시장에서 인출한 10억 원의 돈이 익성에게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조 씨와 익성 이 회장의 밀접한 자금거래 배경으로 2차전지 사업 추진을 의심하고 있다. 2차전지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던 익성은 2016년 코링크PE의 투자를 받아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코링크PE의 이른바 ‘배터리펀드’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2차전지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공을 들였고, WFM을 통한 웰스씨앤티의 우회상장까지 노렸다고 한다. 이 회장이 코링크PE의 사실상 ‘전주 역할’을 했다는 말도 흘러 나온다. 이 때문에 조 씨는 익성과의 자금거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조 장관의 이해충돌 정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 씨가 익성과의 연결고리 차단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5촌 조카 조 씨가 사전에 관련 정보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으로부터 넘겨받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익성 측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신규 음극재 사업 추진 계획 자료’에 따르면 코링크PE가 설립된 지 석 달 뒤인 2016년 5월 익성기술연구소는 2차전지 신규 음극재 사업 진출 계획을 세워 언론에 이를 홍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 장관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차명주식 매입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2차 전지업체 ‘WFM’ 주식 총 투자액이 20일 현재까지 12억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 투자사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조 장관 측의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또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조사를 앞둔 검찰은 주식 차명거래 의혹과 함께 조 장관이 펀드의 실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일보 취재와 금융감독원 자료 등에 따르면 정 교수 측이 △코링크PE에 직접 투자한 돈 10억 원 △조 장관 가족이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투자한 14억 원 △WFM 등 직접 및 차명 투자액 등을 모두 합하면 조 장관 일가가 이번 논란의 사모펀드를 둘러싸고 4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정 교수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 씨의 배우자 이모 씨 이름으로 WFM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의혹(문화일보 9월 19일 자 1·4면 참조)이 제기된 이후 하루도 되지 않아 이들 차명보유 의혹 주식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문화일보가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주식 거래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차례로 이뤄졌다. 모두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다. 5촌 조카 조 씨의 부인 이모 씨는 지난해 1월 WFM 전 대표였던 우모 씨로부터 이 회사 주식 10만 주를 총 5억 원에 장외 매수한 데 이어 석 달 뒤 코링크PE로부터 WFM 주식 12만 주를 추가로 6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