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따라 급물살 탈듯
올 하반기 논의 본격화 대비”

청와대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이르면 3월 말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물밑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답방이 이뤄질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는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답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3월 하순에 답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북 회담 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금방 될 거라고 본다”며 “늦지 않은 봄에는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늦어도 4월에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미·북 회담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고 있으며 남북 경협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 결과로 대북 제재가 일정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성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서울 방문을 결정하지 못했다.

남북관계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내려오면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큰 선물이 있어야만 답방을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석유 수입 제재 완화 등을 의제 실무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봤을 때 제재의 일부 해제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주변 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할 것인데 그 과정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만 해도 남북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과 관련해 “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를 계속 언급했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