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당 최운열 의원의 쓴소리

“여당에 경제전문가 많지않아
해외처럼 사후규제로 바꿔야”

“국내에선 금융은 산업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통로 정도로만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요. 금융은 돈을 벌면 안 되고 공적 역할만 해야 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여당 내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최운열(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 수수료 및 대출금리 인하 등 현 정부 들어 금융규제가 잇따라 쏟아지는 원인에 대해서 이같이 분석했다. 최 의원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금융을 산업으로 보지 않는 것이 금융규제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본인이 소속된 민주당에 대해서도 “여당 내 경제 전문가가 없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금융은 신용 있는 사람에게 좋은 혜택을 주는 것이 기본”이라며 “하지만 여당에선 오히려 신용이 약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 내에서 금융을 ‘약탈적 금융’으로 인식하는 의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금융학회장을 맡았던 2002년 금융위 소관 법령은 42개였는데, 지금은 1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100개가 넘는 법령에 더해 모범규준과 가이드라인 등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금융 선진국보다 과도하게 많은 금융규제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사전 규제와 열거주의 방식인 현행 금융규제 방식을 해외 선진국처럼 사후규제와 포괄주의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금융규제는 원칙은 정해주고 열어주되 금융사 건전성이나 금융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변화가 빨라 갑자기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후진국처럼 사고가 터질 때마다 법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