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8개·英 12개·中 11개
‘금융 자유도’ 70점에 그쳐

한국의 금융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각종 글로벌 지표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한국 금융 산업은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낙후돼 있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대체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경제자유도(Economic Freedom)’ 지수에서 보통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지수는 금융은 물론, 재산권, 경제, 노동, 세금, 투자 등 금융 산업을 뒷받침하는 12개 분야의 자유도를 종합해 계산한다.

지난해 한국은 경제자유도에서 전체 27위다. 이 중 금융 자유도 역시 100점 만점에 70점에 그쳤다.

홍콩(90), 스위스(90), 호주(90), 싱가포르(80), 뉴질랜드(80), 영국(80), 미국(80), 에스토니아(80) 등보다 한발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핀테크 등 금융과 관련한 신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선진국들에 비해 성장이 더디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KPMG인터내셔널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순위에서 한국 기업은 2개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18개, 영국 12개, 중국 11개, 호주 7개 등으로 한국보다 한참 앞서가는 것이다.

이를 금융 당국 탓으로만 보기는 쉽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금산 분리 완화 논란에서도 목도됐던 것처럼 국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서 혁신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고, 결국 정부와 민간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원칙 중심 사후규제를 근간으로 하는 규제혁신과 금융발전’ 자료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건전한 금융발전과 금융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규정 중심의 규제체계를 좀 더 원칙 중심적인 규제체계로 전환하고 사후규제를 강화해야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