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기존 규제체계 적용
신규 핀테크 ‘협업’ 쉽지 않아
“기업 현장에 맞게 지원해달라”

정부가 규제 완화와 자금 지원 확대 등으로 핀테크(금융+기술) 육성과 혁신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에 나섰지만, 실제 현장엔 좀처럼 체감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의지의 상징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도 가까스로 통과돼 추가인가에 나섰으나 규제 완화 수준이 낮아 신규로 참여하겠다는 기업조차 찾기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규제 완화보다 실질적인 세부 규제 제거와 기업 현실에 맞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3일 핀테크, 벤처기업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육성책에도 해당 업체들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핀테크 업체에 대한 진입 규제 등이 풀려도 세부 규제 등에서 번번이 발목이 잡혀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기존 플레이어와의 협업이 중요한데 기존 금융사들은 기존 규제 체계가 적용돼 협업 자체도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핀테크 육성 의지로 업계의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도 기관별 칸막이와 추가 지원에 대한 폐쇄성, 투자 아닌 대출·보증 형태로 지원되면서 초기 창업기업의 성장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정책을 입안하고 나면 세부적, 안정적인 정책 실행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서 아쉬움을 넘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권마다 규제 혁파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면서 “전달체계를 점검하고 세부 규제 제거와 기업 상황에 맞는 지원으로 혁신성장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