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추진委에 경제부처 장관 포함될 듯… 經協 속도내나

美·北회담 이후 제재완화 대비
靑관계자 “경제 관련 준비해야”
김동연·백운규 등 참여 가능성

일각선 “벌써 경협 얘기 성급”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이행추진위원회에 경제 부처 장관들을 포함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전달한 데 이어 남북 경협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대북 제재 해제가 가시화된다면 올해 가을 평양에서 열기로 한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주제는 경협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이행추진위는 관련 부처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부처 등도 남북 관계와 관련된 사항을 조금씩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행추진위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미 장관의 경우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도 참석한 바 있다.

‘4·27 판문점 선언’에는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 현대화가 합의사항으로 명시돼 있고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위해 10·4 선언에 합의된 사항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추진하고,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전 조사 연구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관련이 없는 사항은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하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조사·연구 작업에 착수해 경협이 본격화될 때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오는 가을 평양에서 열릴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협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유엔 제재도 대부분 해제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 대담에서 “이번 회담은 포괄적 경협 등의 문제가 빠져 미완의 회담”이라며 “그걸 위해서 가을 정상회담은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상회담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경협 얘기를 꺼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서두르지 않고 미·북 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판문점 선언 비준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비준은 다음 주쯤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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