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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김정남 암살 관련 조치
대외원조·금융지원 제한 강화

백악관, 김정은면담 신중 입장
“韓·美, 긴밀한 협조 유지 노력”
국방부 “대화 조심스럽게 낙관”

문재인 정부의 특별사절단이 북한을 방문 중인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면서 추가 제재를 전격 단행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특사단 방북 결과에 대해 구체적 언급 없이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한·미는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면서 다소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국무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 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자국민에게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해온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자국민’은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에 노출되면서 암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북한에 대한 △대외 원조 △무기 판매 △정부 차관 및 기타 금융 지원 △국가안보 민감 재화 및 기술 수출 등을 중단·금지하게 된다. 크리스토퍼 포드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대북제재는 적어도 1년간 적용되며, 앞으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지속된다”고 말했다.

특히 워싱턴 외교가는 국무부가 특사단의 방북 시점에 추가 제재를 발표한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가 향후 북한과의 대화 및 대북제재를 놓고 다소 의견 차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백악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특사단 방북 성과를 묻는 질문에 “한·미 양국 정상은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한·미의 일치된 대응에 관해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또 백악관은 “한·미는 남북관계 진척이 비핵화와 함께 진전될 수 있도록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통해 함께 협력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로버트 매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분명히 그 대화를 하는 것을 권장한다”면서도 “한반도 방어를 위한 군사 작전들을 확실히 유지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 참가할 대표단을 이날 발표했다. 단장은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맡으며, 대표단에는 마샤 리 켈리 백악관 부보좌관 및 관리행정국장·존 바디스 보건복지부 차관보·엘리자베스 마크스 2016년 패럴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등이 포함됐다. 이 중 켈리 부보좌관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지명된 공화당 전당대회의 운영 총괄 책임을 맡았던 한국계 여성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