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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I리서치 한국 보고서
조사 35개국중 31위 그쳐

한국 고용시장의 최대 리스크(위험)는 ‘노동비용’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현행 노동 관련 법·제도가 경직된 고용시장 환경을 해결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으로 지적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그룹이 운영하는 시장조사기관 BMI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한국 노동 리스크 보고서’에서 “한국 고용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노동비용”이라고 밝혔다.

BMI리서치는 한국의 노동비용을 100점 만점에 45.5점(0에 가까울수록 위험)으로 평가했다. 이는 조사대상 아시아 35개 나라 중 31위에 해당한다. 노동인력의 교육수준(81.5)과 노동공급(59.0)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적인 고용시장 안전성 측면에서 아시아 6위를 차지했지만, 노동비용만큼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BMI리서치는 “가장 경직된 축에 속하는 노동법이 한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은 고용주들에게 엄격한 규제 사항과 비용 등에 따른 리스크를 떠안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특히 최저임금이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며 중복된 각종 혜택과 연가보상비 등이 비용 부담을 추가하고 있다”며 기업 환경에 제약을 주는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전문가들은 BMI리서치의 언급처럼 우리나라의 노동비용 문제는 현행 노동법 등에 따른 경직된 고용시장이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높은 정규직 보호 수준과 국가가 부담해야 할 복지 등이 직장에 떠넘겨지는 구조 등이 노동력 활용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노동법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개정 동력을 잃은 상태라 노동비용 문제가 제도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1월 임시국회에서 노동법 개정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기존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노동 4법’ 중 파견 근로 업종 확대로 기업의 노동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BMI리서치 보고서는 고용시장의 고령화로 인한 인적자원 감소 문제도 언급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