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상법·공정법 개정안에
보수신당 대부분 ‘찬성’ 가세
새누리당도 反시장 입법 동참
재계는 정국혼란 속 속수무책

세계 각국은 기업유치에 총력
법인세 삭감 등 氣살리기 정책

정치권의 기업 옥죄기 좌클릭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정치 리스크(위험)’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마저 대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에 편승해 반(反)시장 입법에 동참할 태세여서, 일방통행식 입법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다, 대통령 탄핵심판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 기류에 짓눌려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5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원내 4당 체제에서 법안 통과의 캐스팅보트를 쥔 보수신당 소속 의원 상당수가 그동안 야권에서 추진해온 상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찬성 뜻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역시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며 이른바 ‘재벌개혁’ 추진을 내비치고 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재계는 난감해하고 있다. 대기업 그룹 중 상당수가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재계를 대변했던 전경련 등 경제단체도 최순실 사건으로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인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기업 경영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은 입장도 밝히지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워낙 사회가 좌편향으로 흐르고 있어 처지를 말하기가 조심스럽고 말할 곳도 없다”며 “가뜩이나 경영이 어려운데 기업은 고사하라는 것인지 정치권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세계 각국은 법인세 인하와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기업 기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세금협회의 ‘세계 법인세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30%였던 전 세계 188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치는 2016년 22.5%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현재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15%까지 인하하겠다며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도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의 인하를 검토 중이다.

유회경·김석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