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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법인세 7.5%P 인하
149개국중 인상은 9개국뿐

美, 셰일가스 규제 완화 방침
中, 부가세 인하 등 혜택 가속
佛, 기업유치 원스톱센터 개설

세계 각국이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등 각종 세금 인하와 함께 규제 완화 등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5일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세금협회는 ‘세계 법인세율’ 보고서에서 전 세계 법인세 최고세율이 10여 년째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각국이 투자와 고용 창출의 핵심인 기업들을 국내에 유치하는 데 법인세 인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88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치는 지난 2003년에 30.0%였으나 2016년에는 22.5%로 7.5%포인트가 인하됐다.

특히 우리나라가 위치한 아시아의 경우 법인세 인하폭이 6개 대륙 중 가장 컸다. 아시아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치는 2003년 31.0%에서 2016년 20.1%로 10.9%포인트나 떨어졌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003년 27.0%로 아시아 평균치보다 낮았지만 2016년에는 22.0%로 아시아 평균치보다 높아졌다. 그만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야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론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세금협회는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법인세 인하가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는 주요 방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 조사에서도 세계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은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가 세계 149개국의 최근 5년간 법인세 최고세율을 조사한 결과, 인하한 국가는 34개국인 반면 인상한 국가는 9개국에 그쳤다. 인상 국가는 그리스나 키프로스 등 재정 위기 국가가 많았다.

반면 영국,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선진국은 줄줄이 법인세를 낮췄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이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이 3번째로 높은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해외 진출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현재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러한 미국에 맞서 중국 정부도 각종 세금 감면을 통한 기업 지키기에 들어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국무총리는 지난해 12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2017년에 대규모 감세와 기업 비용 인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을 인하하고, 양로보험과 건강보험 등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계 각국은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석유·가스 산업 진흥을 위해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이뤄질 경우 많은 기업이 런던을 떠날 것으로 보고 치열한 기업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런던에서 파리로 이전하는 기업을 위해 세제와 금융 혜택, 사무실 임차, 인력 공급 문제 등을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센터를 개설했다. 독일은 영국의 2배 수준인 정리해고 수당을 낮추는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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