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본 증시 첫 개장일인 4일 아소 다로(오른쪽)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금융·재정·성장전략으로
디플레 탈출 향해 갈 것”

일본은 2012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재집권 이후 장기간의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재정·금융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증시 회복 및 수출 기업 실적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글로벌 불투명성과 외교적 난국 속에서도 올해 역시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해 일본 증시 첫 개장일이었던 4일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1만9594엔으로 마감해 전년 마지막 거래일보다 2.5% 급등했다. 일본에서 증시 첫 개장일을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4년 만의 일이며, 이날 상승폭은 1996년 첫 개장일 당시의 3.8% 이래 가장 큰 폭이었다.

일본의 경기 순풍은 미국 내 인프라 사업 확대 등을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정책과 아베 정권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가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기준선인 50을 훌쩍 넘긴 54.3으로 확정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아베 총리는 이날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연례행사인 이세(伊勢)신궁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금융 정책, 재정 정책, 성장전략 3개의 화살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 기조에 맞춰 4년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은행도 일본 경기 부양을 견인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전국은행협회 신년하례회에서 “(2017년은) 지난해보다 더 강한 확신을 가지고 디플레이션 탈출을 향해 큰 진전을 보이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일본은행도) 확실하게 금융 완화를 진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엔화 가치 하락의 호재까지 겹친 일본 경제는 향후 수출 확대 등 더 많은 실적 개선을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재팬의 후쿠시마 타케시(福島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해 수출 기업의 비율이 큰 일본 증시는 이득을 보기 쉽다”며 “환율도 엔저(底)가 진행되고 있어 기업 수익도 상향 수정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져 닛케이평균주가는 2만1000엔대가 목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