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옥새파동’에 총선출마 무산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청와대가 본격적으로 검찰 조사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부터 자신을 도왔던 원조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인 유영하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주목된다. 청와대는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자 뇌물죄 혐의 적용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면서 최대한 방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조만간 청와대로 들어가 박 대통령과 최재경 민정수석비서관을 만나 조사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변호사는 또한 검찰과 접촉해 대통령 조사 시점과 장소 협의에도 나설 예정이지만 조사 준비를 위한 현실적 소요 시간을 이유로 박 대통령의 조사 기일을 내주 초로 넘기는 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출신인 유 변호사는 원외 정치인이자 법조인으로서 박 대통령의 숨겨진 이야기와 속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숨겨진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직접 유 변호사를 낙점했다는 얘기가 전해질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은 물론, 이번 검찰 조사에 최적화된 변호인으로 청와대는 평가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2007년 경선 당시 BBK 사건 조사팀을 맡아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던 김경준을 만나는 등 비밀병기 역할을 했다.

2012년 대선에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이 대선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동하는 등 박 대통령 방어의 최전방에 서기도 했다. 2014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은 데 이어 지난 4월 총선에서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로 서울 송파을에 공천을 받았다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출마가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여권에선 박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국회 입성을 적극 바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 지역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유일호 전 의원을 경제부총리로 배치하고 유 변호사를 공천했다는 설이 돌았다.

유 변호사는 과거 사석에서 “박 대통령의 임기 5년 중 한번은 대통령을 위해 봉사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만용·민병기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