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 회의 뒤에 총수들 독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과 지난 2월 대기업 총수들을 두 차례에 걸쳐 독대해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15일 알려지면서 검찰 조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2월 독대 시점에 즈음한 2월 17일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초유의 현직대통령 수사 임박…‘시한부 기소중지’ 검토

참고인 불러 피의자로 전환
내부 법리검토 이미 끝낸듯

기소중지로 탄핵사유 가능
임기 끝난후 재수사 착수

朴, 2월에도 총수 독대 확인
뇌물죄 적용 관건 집중수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15일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전환한 뒤 ‘시한부 기소중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충분한 만큼, 당장은 기소를 못 해도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순간 ‘기소를 전제로 한 재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한부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충분해 공소 조건이 갖춰졌지만, ‘특별한 사정’에 의해 일정 기간 수사를 유보하는 검사의 처분이다. 박 대통령의 특별한 사정은 임기 중 형사소추 대상이 안 된다고 규정한 헌법에 따라 발생한다. 이는 박 대통령 임기가 만료돼 특별한 사정이 없어지는 순간 재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박 대통령의 형사 입건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현시점에서 조사 이후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수뇌부는 내부적으로 현재 참고인 신분인 박 대통령을 조사 중 피의자로 전환하는 경우의 수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검찰은 대통령을 피의자로 형사 입건하는 것이 임기 중 형사소추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고 법리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대통령 입건이 과잉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 △입건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입건된 모든 피의자가 기소되는 게 아닌 점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하는 여론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실제 피의자 신분이 되면,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임기가 끝나는 순간 박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다. 박 대통령은 당장 기소는 안 되지만, 정치적으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한부 기소중지 자체가 ‘박 대통령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검찰이 밝히는 것으로, ‘탄핵 사유’로 인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이는 ‘불기소 처분’의 한 유형이라는 점에서 우선 선택지에서는 배제돼 있다. 박 대통령이 받는 각종 의혹 등을 고려할 때 택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연이은 독대 성격의 만남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독대 당시 박 대통령의 언급 내용, 이에 따른 대가성 여부가 뇌물죄 적용의 관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5대 그룹 총수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을 독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손기은·유회경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