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탄핵 세미나’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 3당 주최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 관련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野3당 ‘헌법적 고찰’ 토론회
명확한 시기에는 합의 못봐

야 3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헌법적 절차 검토에 들어가는 등 정치권에서 탄핵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탄핵 불가피론에 동조하면서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10여 명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절차에 대한 헌법적 고찰’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설훈·유승희 민주당 의원, 박주현·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 김종훈 무소속 의원 등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중진 의원이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당내 회의가 길어져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탄핵 요건과 절차를 살피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도한 설훈 민주당 의원은 “헌법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탄핵까지 가면 대통령은 사법적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핵의 정치적·현실적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탄핵을 이끌어갈 책무가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현재 새누리당 소속인 데다, 탄핵을 위해서는 새누리당에서 29표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하지만 유승민 의원 등이 탄핵에 반대하면서 29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탄핵의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설 의원은 “3당 참석자가 당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며 탄핵에 동의하자고 정해 준다면 조속히 탄핵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탄핵은 최후적 수단이며 즉각적으로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건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탄핵을 위한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의 연대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당 의원들과 탄핵과 관련된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하야의 경우 과정이 너무 복잡한 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하야 후 망명으로 마무리된 만큼 탄핵이 그나마 국민 혼란이 적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다영·김윤희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