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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즉시 재수사·기소할 듯
범죄의 객관적 혐의 확인 의미
‘공소권 없음’은 사실상 배제

檢 “내일 조사” 靑은 연기요청
朴대통령, 유영하 변호사 선임

삼성계열 제일기획 압수수색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를 앞둔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검토하고 나섰다. 이는 박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되는 등 중도에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재수사 및 기소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올해 2월 5대 그룹 및 부영그룹 총수와 추가 독대한 대목에 주목하는 한편, 최순실(60) 일가의 재산에 대한 수사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15일까지 검찰에 조사 시기 등에 대한 답은 주지 않고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검찰 수사 대비에 착수했다.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과정에서 뇌물죄나 직권남용 관련 혐의가 입증되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기소를 염두에 둔 것으로, 기소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지는 공소권 없음 처분과는 다르다. 법조계 관계자는 “시한부 기소중지는 검찰이 공소조건이 구비되고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충분할 때 내리는 것”이라며 “검찰이 박 대통령 관련 혐의를 어느 정도 확인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한부 기소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면 곧바로 재수사 및 기소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2월 박 대통령과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과 부영 등 6개 대기업 총수와의 독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의 774억 원 기금 조성이 일단락된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이 독대 과정에서 K스포츠재단에 대한 추가 지원 등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최 씨 모녀가 있던 독일로 35억 원을 직접 송금했고, 70억 원 납부 제안을 받은 부영은 세무조사 무마 요청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 입주한 제일기획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제일기획 소속 스포츠단이 최 씨 측에 사업상 특혜를 제공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80억 원, 70억 원 추가 지원 요청을 받은 SK와 롯데 등도 각각 사면과 검찰 수사 등 그룹 차원의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던 상황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최 씨 일가의 자금 흐름과 재산 형성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수사도 시작했다. 최 씨의 조카딸 장시호(37) 씨가 사실상 소유한 회사인 ‘더스포츠엠’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최 씨 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은 ‘늦어도 16일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공언했지만 청와대는 15일 오전까지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선임한 유 변호사를 통해 조사 시기를 주말이나 내주 초로 연기해 줄 것을 검찰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손기은·김리안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