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 崔씨 의혹엔 침묵
“민생예산 잘 챙기자” 결의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사태 속에서 27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최 씨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흔들림 없이 당무와 정무, 민생 예산을 챙기자”고만 했다. 당에서는 친박(친박근혜)·비박 (비박근혜) 가릴 것 없이 “현 지도부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사회복지 특위를 만들고 교육개혁 특위도 구성하고 예산 당정을 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총장은 최 씨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좀 기다려보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정현 대표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취재진을 피해 서둘러 당사를 빠져나갔다.

같은 시각 당내에서는 지도부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전날 이 대표가 특검은 수용하되 지도부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지만, 현 지도부에 대한 성토 목소리는 여전히 들끓었다. 윤한홍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현 지도부는 미르재단·K스포츠 문제도 상황설명 없이 무조건 막는 데만 급급했다”며 “당권 대권 분리조항을 수정해서라도,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되어 당을 책임지는 것 말고는 지금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문표 의원도 “우리 당이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서 국민에게 사죄하고, 지도부도 눈치 보다가 이 지경이 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의원은 “대표가 모두 다 내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친박 중진들은 여전히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발언만 반복하고 있다. 친박 좌장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강한 대한민국 연구원’ 창립대회에서 “오랜 국정 경험을 하셨던 김종필 전 총리께서 일국 야당 지도자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나라가 망가진다’는 말씀을 하셨다. 대통령도 내각 쇄신을 통해 동력을 되찾고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발언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김윤희·김다영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