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권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 등이 최근까지 거주한 것으로 보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 슈미텐 그라벤 비센베르크 8번지 주택 내부에 24일 한국 라면과 과자 봉지 등이 버려져 있다. 연합뉴스
사실상 쫓겨난 이성한의 녹취록
재단 사유화 관련 고영태 주목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60) 씨와 관련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물론이고 최 씨가 직·간접적으로 소유권을 행사한 단체 관계자들도 연일 이름이 언급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최 씨가 어느 정도로 깊이 관여했는지, 또 청와대가 재단 설립 모금 과정에 대기업들을 압박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다가 사실상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 씨와 친분이 있는 차은택(47) 광고 감독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맡아 설립 자금 모금을 주도했으나, 차 씨와의 사이가 틀어져 지난 9월 결국 해임됐다. 차 씨는 미르재단의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전 사무총장은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권 실세들과 통화한 녹취록 77개가 있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에 청와대가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이 전 사무총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최소한 미르재단 설립 이후 운영에 개입한 사실을 부분적으로 시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전 사무총장이 가진 녹취록에 재단 운영의 실질적 설계를 누가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 씨의 재단 사유화와 관련해서는 고영태(40) 씨가 주목받고 있다. 고 씨는 더블루K 한국법인의 이사를 맡고 있다. 더블루K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은 뒤 이를 비자금 형태로 조성해 최 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업체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들고 다녀 유명해진 핸드백을 만든 업체 ‘빌로밀로’ 대표다. 검찰은 22일 이 전 사무총장과 고 씨 등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했다. 차 감독과 최 씨,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가 중국 및 독일에 있는 만큼, 국내에 있는 이 전 사무총장과 고 씨를 통해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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