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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기금으로 비자금 의혹
檢, 집행내역 전면 조사해야

獨서 사용자금 출처 불분명
‘최측근’인 朴모 과장 조사

‘세온’이라는 마케팅 회사도
이권 챙기는 ‘페이퍼컴퍼니’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한 수백억 원대 기금이 결국 박근혜정부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씨의 비자금 조성 루트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최 씨의 비자금 조성 정황이 다양한 곳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단 기금-국내외 페이퍼컴퍼니-돈세탁- 최 씨 또는 지인의 계좌라는 비자금 조성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계좌 추적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의 집행 내역 전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4일 검찰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씨는 다양한 수법으로 비자금 조성에 나섰다. 우선 지난달 5일 최씨가 소유한 유령회사인 비덱스포츠 명의로 개설된 한 독일 은행 계좌를 확보한 SBS에 따르면 최 씨가 만든 더블루K 독일 법인이 역시 최 씨 명의의 비덱스포츠에 2975유로(약 360만 원)를 입금했다. 입금 명목은 건물 임차료인데, 두 회사 모두 최 씨 소유이고, 심지어 서류상 주소지도 최 씨 소유의 호텔이었다. 결국 한 사람이 같은 건물에 회사 두 개를 등록해 놓고 임차료를 주고받은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는 “전형적인 돈세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에서 한국에 있는 더블루K로 나간 돈이 독일의 더블루K를 거쳐 비덱스포츠로 이어지는 자금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최 씨 명의의 페이퍼컴퍼니가 재단 기금과 최 씨를 연결해 주는 돈세탁 경로이자 비자금 조성 경로로 쓰인 정황”이라고 밝혔다.

비자금 조성 정황은 독일에서 최 씨와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가 쓰고 다닌 불명확한 자금 출처에서도 확인된다. 비덱스포츠 명의로 인수한 해외 호텔 자금의 출처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5억 원가량 되는 정 씨가 구입한 독일의 저택 구입 자금 역시 출처가 불분명하다. 검찰이 24일 최 씨의 심복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모 K스포츠재단 과장을 불러 조사한 것도 박 과장이 지난 5월 독일을 방문해 최 씨 모녀의 거처를 구하는 ‘개인적인 일’까지 봐준 최측근으로, 당시 거처를 구하는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및 유용 정황을 따져 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 씨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본인 소유 빌딩에 ‘세온’이라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운영한 사실도 최 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전후로 관련 비밀회사를 국내외에 세운 뒤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으로 풀이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