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여름 휴가는 국내서…”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철 국내 관광 촉진을 위해서 4일 오후 방문한 유명 철새 도래지 충남 서산시의 서산 버드랜드 시설에서 성일종(오른쪽) 새누리당 의원, 이완섭(왼쪽) 서산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3부지 수위조절’ 나선 靑

국방부 “까치산·칠봉산 등
3~4곳 검토했지만 부적합”
부지 매입·작전도로 건설 등
1000억 들고 환경훼손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내 성산포대가 아닌 다른 장소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3부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성주군의 추천’이 전제 조건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 현재로서는 변경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부도 제3부지 후보로 꼽히는 성주군 금수면 염속산(해발 872m)을 비롯해 수륜면 까치산(571m), 대기면 칠봉산(500m) 등 3∼4곳을 이미 검토했지만 부적합 판정이 나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5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선정된 것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요청대로 다른 지역도 정밀하게 조사해 상세히 알려드리겠다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그의 설명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사드 부지 전면 재검토론으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박 대통령은 전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성주군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 검토하고, 그 조사 결과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국민께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성주군내 제3부지에 대해서 군사적 효용성과 작전 가용성, 비용, 공사기간 등을 조사한 결과 염속산과 까치산, 칠봉산 등에 대해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새 방공포대 건설에 필요한 인근 부지 매입 및 작전도로 건설 등 대규모 토목공사 비용에 들어갈 1000억 원대의 비용과 4∼5년에 이를 공사 기간, 환경훼손에 따른 환경시민단체 등의 반발 등을 감안하면 성주 성산포대가 최적의 장소라는 결론이다.

사드 포대가 들어설 공간 평탄화 작업을 위해 비좁은 산 정상도 깎아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등에 필요한 기간을 충족시키려면 한·미 정부가 약속한 내년 말 사드 배치 완료는 물 건너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주한미군기지 방어에 한계를 느끼면서 한·미 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만 국방부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지시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성주지역에서 다른 부지의 가용성 검토를 요청하면 평가 기준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한 줄짜리 입장을 4일 발표했다. 경북도와 성주 군민이 의견을 모아 부지 재선정을 요청하면 검토는 하겠지만 성산포대가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기존 입장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