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서도 우려 목소리 높아져
“中 가면 듣는 얘기는 뻔할 것
무슨 외교를 하겠다는건지…”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슨 외교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가면 듣는 얘기는 뻔할 것”이라며 “(중국에) 동조하는 발언을 하면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중국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과거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더민주 내에서는 이번 초선의원들의 방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중국 매체가 자신들에 유리한 내용만 골라 여론전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언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의원 외교를 할 거라면 미국 쪽도 접촉하는 다채널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도 “중국의 입장을 듣는 데 주력해야지 국내 사드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게 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사드 방중단은 내가 당내 사드대책위원회 간사인 김영호 의원과 얘기해 가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측 심정은 이해하지만, 경제보복을 심하게 하면 한·중 관계가 망가진다고 설득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베이징(北京)대 교수들과의 좌담회, 교민간담회 등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보려 한다”며 “중국이 한국에 경제 보복을 하면 양국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중단 일원인 손혜원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우리가 나라라도 팔러 간답니까”라고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거듭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헌정사에 없던 일이며 참으로 경악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지상욱 새누리당 대변인도 “정치적 잇속만 챙기겠다는 무책임한 반국가적 선동정치”라고 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중국에 가는 것보다 당론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