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貨, 개표따라 급등락
G7 “외환시장 안정책 구상”
세계 금융시장 영향 ‘촉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개표 결과가 진행되면서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 등 주요 통화 가치가 ‘널뛰기’ 추이를 보였다.

국민투표 종료 직후 ‘잔류 우세’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파운드화가 급등하는 반면 개표 초기 ‘탈퇴 우세’ 상황이 이어지자 파운드화 급락, 엔화 급등의 형세가 이어졌다. 미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에 따른 외환시장 급변을 막기 위해 각국 간 합의에 따른 외환시장 개입인 ‘협조개입’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파운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6시 50분(이하 한국 시각) EU 잔류 우세 전망 속에 파운드당 1.501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그 후 1시간 25분 만에 4.8% 급락하는 추이를 보였다.

이날 투표를 마감한 오전 6시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이 유럽연합 잔류가 우세할 것이라고 점치면서 파운드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막상 개표 초기 뉴캐슬과 선덜랜드의 개표결과가 나오면서 파운드화 환율은 추락했다. 파운드당 달러 환율의 급락은 파운드화 가치 급락을 의미한다. 이후 오전 10시 30분쯤 개표 상황이 EU 잔류가 우세한 것으로 전환되자 파운드화 가치는 점점 상승하기 시작했다.

일본 엔화 환율도 출렁였다.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6시 15분 달러당 106.84엔까지 올랐으나 개표 속보가 전해지면서 오전 8시 15분에 103.07엔까지 떨어졌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엔화환율은 장중한 때 2년7개월만에 달러당 100엔이 붕괴됐다.

한편 지지(時事)통신은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시, 이에 따른 금융시장 위기 회피를 위한 긴급성명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영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파운드화 매입 등 외환시장에 대한 협조개입을 실시해 외환시장 안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일본,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지역 중앙은행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투기적인 엔고(高) 진행을 막기 위해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의 협조개입을 실시한 바 있다.

영국의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브렉시트 찬성으로 나타나면 세계적인 주가 하락과 파운드화 가치 급락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금리 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달러화보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로의 자본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파운드화 매입 및 엔화 매도 방식의 협조개입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