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료주의·비효율 공론화
유럽통합 피로도 임계치 넘어
그리스 등 탈퇴움직임 본격화

중반 탈퇴 51.6 vs 잔류 48.4
세계 금융시장 하루종일 요동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가 23일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투표가 결과에 상관없이 그간 지적돼온 EU의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비민주성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이 EU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게 된 것은 유럽통합에 대한 피로도가 임계치를 넘어섰음을 의미하는 증거라는 점에서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EU체제 원심력을 키우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EU가 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영국에 이어 그리스, 체코 등에서도 EU탈퇴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오전 3시 40분(한국시간 오전 11시 40분) 총 382개 개표소 중 약 절반인 190여 개 개표소의 개표작업이 완료된 가운데 브렉시트 찬성(Leave) 의견이 51.6%, 반대(remain) 의견이 48.4%로 찬성 의견이 약 3%포인트 이상의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초반부터 찬성 의견이 우위를 보이다 오전 2시 30분쯤 한때 반대 의견이 1~2%포인트의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국민투표의 개표 작업은 23일 오후 10시 투표 종료 뒤 바로 시작됐으나 찬반 여론이 막판까지 초박빙 양상을 보인 관계로 정확한 투표 결과의 윤곽은 24일 오전 7시로 예정된 공식 결과 발표 직전에야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개표작업이 진행되면서 개표지역에 따라 잔류와 탈퇴 우위가 수시로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여론의 초박빙 흐름에 투표율도 올랐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평균 투표율은 71.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국민투표 직후 여론 조사에서 EU 잔류가 우세하게 나오면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50달러 선에 육박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개표 초반 EU 탈퇴 표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글로벌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 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금융시장의 널뛰기 추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 =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