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재규어 랜드로버 등 영국 자동차업체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긴장 속에 투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면, 잔류로 결정나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영국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된다.

24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14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대규모 후폭풍이 밀어닥칠 전망이다. 지난해 50만 대 이상의 차를 영국 내에서 생산, 판매한 영국 최대 자동차업체 재규어 랜드로버의 경우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연간 10억 유로(1조3016억 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를 영국 외 EU 국가에서 올렸으며 지난해 EU 국가들로부터 받은 각종 세제 혜택이 15억6000만 유로(2조305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완성차의 관세 및 통관 처리 혜택 등을 고려해 영국에 주요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에 2개 공장을 보유한 토요타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세금 부담이 10%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생산시설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차 업체들도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한국차의 두 번째 큰 시장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