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당과 논의하겠지만 우리가 정권획득해야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4·13 총선에서 1번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연금 30만 원 인상안을 15일 슬그머니 ‘장기과제’로 돌렸다.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원내 1당으로 올라서 의지만 있다면 국민의당 설득 등을 통해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음에도 이같이 꼬리를 내리면서 사실상 총선용 공약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30만 원을 차등 없이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10만~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고 있다.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공약실행 여부에 대해 “(기초연금)법 통과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이 협조를 안 하면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해 당장 추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최 실장은 “새누리당, 국민의당과 논의를 해보겠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정권이 우리에게 오면 추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현행 기초연금 틀을 유지하되 기초연금을 전혀 못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연계돼 연금액이 깎이는 수급자에게 20만 원을 균등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손볼 생각이 없다.

더민주가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을 설득하려면 재원확보 문제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 더민주는 2018년 기준으로 현재보다 6조4000억 원을 더 들이면 기초연금을 30만 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2040년이 되면 기초연금이 오히려 국가재정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이런 이유를 들어 더민주 방안에 난색을 보이고, 새누리당은 아예 “포퓰리즘적 복지”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