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4일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이번에 마련된 노동시장 개혁 대타협안과 관련 법, 판례를 바탕으로 행정지침을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정 합의 내용을 감안할 때 향후 마련될 행정지침이 법적 구속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위반 시에도 처벌 근거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행정지침이 막상 개별 사업장에 적용되면 실효성이 떨어지고 불복한 근로자들의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제처 관계자는 “법령은 법률,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까지이고 그에 근거한 훈령이나 고시 등 행정규칙도 법적 효력은 있다”면서 “행정지침은 상당히 넓은 개념이라서 훈령 등 행정규칙 정도로 마련될지, 권고안 정도로 마련될지에 따라 법적 구속력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노사정위가 합의한 내용으로는 권고안이나 가이드라인 성격의 행정지침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법적 구속력이 없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법적 분쟁의 여지도 많다.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침에 따라 불이익을 받게 된 근로자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법과의 충돌요소를 심사한 후 확정되는 입법안보다 간편한 절차를 통해 마련되는 행정지침은 여러 법률, 판례와 충돌할 수 있다. 후속 조치로 마련된 법안이 행정지침과 기준이 다를 경우에도 줄소송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행정지침의 기준을 적용해 근로자를 해고했는데, 추후 마련된 법안은 이보다 기준이 낮다면 해당 근로자가 기업을 상대로 해고 취소 소송을 벌일 수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