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겹쳐 사실상 불가능
야당 반대때도 정면돌파 의지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노동개혁에 대한 잠정 합의를 이끌어 낸 데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5대 입법 과제를 정기국회 내에 마무리함으로써 연내에 노동개혁을 끝내겠다는 ‘로드맵(이행 계획)’을 제시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 모두 발언을 통해 “정부는 노사정 합의 내용을 토대로 필요한 입법과 행정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또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노동 시장의 유연·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 관련 5대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취업규칙 변경 및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지침을 노사와 협의를 거쳐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부총리는 “이번 정기국회 내에 입법을 통해 노동개혁이 연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노사정이 노동개혁의 주요 쟁점에 대해 잠정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최대 과제는 근로기준법, 기간제 근로자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의 입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총리가 정기 국회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저지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사정 합의 사항임에도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입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국민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해서라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취업 규칙 변경을 위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해고 기준과 절차를 확실히 하기 위한 2가지 지침을 만드는 작업에도 ‘난관’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노사정이 합의했기 때문에 실무 조율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노동개혁 완료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이 되면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정치 일정 때문에 개혁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개혁은 올 연말까지 완료할 경우에는 가능하겠지만, 내년으로 넘어가면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정부는 올해 안에 노동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해 국정 운영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