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 파업 강행 속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자”

울산지역 대기업 노조들이 경기침체 속에도 파업을 강행 중인 가운데, 울산시공무원 노동조합이 경제위기 극복을 앞세워 전국 공무원 노조로서는 처음으로 단체교섭을 사용자 측인 울산시에 위임해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울산시공무원 노조와 울산시는 14일 울산시청에서 ‘2015 단체교섭권 위임식’을 가졌다. 그동안 민간 기업에서 교섭권을 위임한 사례는 많았지만, 공무원 노조가 2년에 한 번 있는 단체교섭권을 위임한 사례는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심각한 침체에 빠진 울산 경제를 살리는 데 울산시 공무원이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실제 울산시공무원 노조가 13일 대의원대회에서 교섭권 위임 여부를 물은 결과, 전체 참여 대의원 43명 중 36명(83.7%)이 찬성했다.

반면, 울산의 대표적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양대 노조는 지역 경제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파업 등 단체행동을 계속해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7분기 연속 적자를 본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8월 26일부터 지난 9일까지 3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0∼16일까지 부서별 순환파업을 거쳐 오는 17일 7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외에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노조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 14일부터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잔업과 특근 거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빈순옥 울산시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울산지역 시민들 사이에 대기업의 파업 등으로 지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공무원들이라도 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단체교섭권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에서 노조의 파업 및 단체행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들 사업장이 울산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노사가 하루빨리 파업사태를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울산시공무원 노조가 앞장서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협력기로 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무원 노사의 단체교섭은 조합원의 후생복지와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을 합의하는 것으로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