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축사 화해 메시지보다 도발 엄중대응 초점 가능성

‘북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으로 그러잖아도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오는 15일 광복절을 목전에 두고 발생한 북한의 이번 도발로 인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추진된 다양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북한이 도발의 구실로 삼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8월 말까지 예정돼 있고, 10월 북한 장거리 미사일 도발 관측까지 나오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해지는 상황이다.

군 당국은 10일 북한이 DMZ에 살상용 목함지뢰를 매설한 데 대해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항의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전협정 위반이기 때문이다. 군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보복응징 의지를 밝히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상당히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15 광복절에 발표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에도 남북관계 회복보다는 군사 도발에 대한 단호한 응징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로 인해 군 간부들이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기습 도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실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야간 매복작전을 벌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돼 왔다.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캘린더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우선 군 당국 등은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즈음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북한은 이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67m 규모의 대형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은폐 공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사건으로 휴전선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이미 악화한 남북관계에 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정부가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는 확대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이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