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8%를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문 것은 소비와 투자, 수출이 동반 부진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에 따른 건설투자 확대마저 없었다면 자칫 제자리걸음을 할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23일 한국은행의 ‘201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6%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0.5%)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회복세는 미흡한 수준이다. 정부 소비는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정부 소비는 경제성장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처럼 소비 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0.0% 늘어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7.5%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01년 3분기(8.6%)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수출 증가율은 전 분기와 변동 없는 0.0%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액정표시장치(LCD) 등 재화 수출 감소에도 서비스 수출이 늘어난 덕분에 마이너스 성장은 피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경제가 수출과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글로벌 교역이 개선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올 상반기에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는 올해 대(對)미국 수출이 둔화되고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일부 신흥국에 대한 수출 역시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실질임금 하락, 저금리에 따른 금융자산소득 감소, 높은 전세 가격 등이 가계소비를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부진으로 한국의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