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를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과 관련,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내 주길 바라고 지금 경제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관계자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8명 외에도 여야 정치인과 관료들까지 정치개혁 차원에서 철저히 수사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성완종 메모에 이름이 오른 8명이 첫 수사 대상이 되겠지만 그것만 수사하진 않을 것”이라는 발언과도 연결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모든 것을’이란 단어가 확 눈에 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출국 직전인 지난 16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에서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면 어떤 조치라도 검토할 용의가 있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면 그것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 순방 전날인 15일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점검회의에서는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