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행래 명예 이맘이 서울중앙성원 경내에서 오후 예배를 올리고 있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 예배를 올린다. 김선규 기자

‘술레이만’ 이행래 명예 이맘은 한국 이슬람교 1세대 지도자이자 산증인이다. 술레이만은 ‘솔로몬’을 뜻하는 일종의 아랍어 세례명이다.

올해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터키군 이맘 압둘 가푸르 카라이스마일 오울루가 1955년 한국에 이슬람을 전교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1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남짓 4대 이맘(예배 집전자) 직을 수행한 뒤에 처음으로 명예 이맘에 올랐다.

10년 정도 이맘 직에 봉직해야 명예 이맘에 오를 수 있으며, 5년 명예 이맘 봉직 후에 원로 이맘이 될 수 있어 예정대로라면 올해 6월 유일한 원로 이맘 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재학시절인 1961년 친구인 이영호 전 태경산업 회장 권유로 이슬람교에 입교, 이듬해 여학생 3명을 포함한 11명의 말레이시아 ‘클랑 이슬람대학’ 연수생으로 6개월 수강한 뒤 샤하드(신앙고백)를 했다. 그는 “당시 말레이시아 유학은 동경의 대상으로 도착 후 말레이시아 수상, 국회의장 등으로부터 국빈 대접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1971년 한국이슬람 중앙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며 성직자의 길을 걸었고, 1979∼1984년 중동건설 붐이 한창일 때 쿠웨이트 종교성 소속 선교사를 자임, 현대건설·삼한기업 등 한국 건설역군들을 도우며 선교활동을 했다.

이 명예 이맘은 “올바르게 살겠다는 오기와 고집, 고지식한 천성과 하나님의 인도로 이슬람교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슬람은 중동 산유국과 종교를 통한 교류와 소통이 잘되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제가 100세까지 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1973년 중동 석유파동 때 정부에서 한국 이슬람교에 ‘도와달라’는 요청이 와서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비롯한 이슬람회의기구(OIC) 세계무슬림연맹 사무총장 등 전 세계 이슬람 지도자들을 직접 만나 협상하고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 결국 하루 25만 배럴 판매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고 서영길 한국이슬람중앙연합회 이사장 등이 중동 무역사절단으로 가 많은 수출 계약 성과를 올렸지요. 그들은 무슬림이라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해요. 저는 외국에 가면 한국인, 한국무슬림 2가지 직위를 갖고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모든 행위는 의도에 달려 있다’는 무함마드의 언행록 ‘하디스’ 말씀대로 실질적 신앙을 바탕으로 의도의 순수성과 진실성, 예절을 실천하면 우리나라는 더 밝고 더 정직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1937년 전남 장흥 출생 △1961년 이슬람 입교 △말레이시아 클랑 이슬람대학 유학 △한국이슬람 중앙회 사무처장 △쿠웨이트 종교성 소속 선교활동(1979∼1984년) △ 4대 이맘(1991∼2010년) △한국이슬람교 첫 명예 이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