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경북 구미를 방문했다.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참석을 위한 것으로,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는 순수한 창조경제 관련 일정이었다.

하지만 구미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 전 대통령 재임 시 산업화를 이끈 전통적인 전자산업의 메카다.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이 부친의 고향에서 창조경제 구현 등 ‘경제 살리기’를 역설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구미시 신평동 금오테크노밸리(옛 금오공대 터)에 들어선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구미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2년 9월 구미산업단지 불산가스 누출사고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방문한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이 40년 전 구미산업단지에 전자산업의 씨앗을 뿌림으로써 산업화의 기반을 다졌다면 박 대통령은 ‘산업단지의 창조산업 단지화’를 화두로 제시했다. 기존의 노후한 산업단지로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 40년간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주변 상권이 발달하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났지만 이제 바뀌어야 한다”면서 “우리 산업단지는 이제 ‘제조업 혁신 3.0’을 통해 ‘창조산업단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산업단지를 생산만 하던 곳에서 벗어나 아이디어가 사업화되는 창조산업단지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산업단지를 젊은이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창의와 혁신의 공간,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구비한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구미산업단지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건설의 모태가 됐던 점을 언급하면서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구미산업단지를 창조산업단지의 대표 모델로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